복싱데이(Boxing Day, *편집자 주: 12월 26일, 영국 공휴일)에 영국의 스포츠팬들은 TV 앞에만 죽치고 있는 사람이든, 아니면 눈이나 비 혹은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험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직접 경기장에 가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든 누구나 풍성한 스포츠 축제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아일랜드 6개 카운티에서는 사정이 약간 다릅니다. 이곳에서 매년 12월 26일은 복싱데이가 아니라 더비 데이(Derby Day)이기 때문입니다. 이날 아이리시 프리미어리그 (Irish Premier League) 소속 총 16개 클럽 중 8개 클럽 간에 4개나 되는 ‘더비’ (*편집자 주: 같은 곳을 연고로 하는 팀간의 경기) 매치가 벌어집니다.
린필드(Linfield)와 글렌토렌(Glentoran)은 창립 초기부터 북아일랜드의 축구를 지배해왔기 때문에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의 ‘양대 클럽(Big Two)’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886년 3월에 벨파스트에서 결성된 린필드는 리그 챔피언을 47회, 아이리시컵 38회, 아이리시리그컵에서 8회 우승했고, 이밖에 규모가 작은 대회까지 합치면 통산 200개 이상의 우승컵을 거머쥐었습니다. 블루즈(Blues)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린필드는 독실한 개신교 클럽으로 알려져 있으며, 1905년 이후 국가대표팀의 홈구장인 2만 석 규모의 윈저파크(Windsor Park)에서 경기를 치러 왔습니다. 지난해 린필드는 같은 시즌에 리그 타이틀과 아이리시컵 우승을 따내는 ‘더블’을 열일곱 번째 기록했습니다.
글렌토렌은 타이타닉호를 건조한 역사적인 조선소와 가까운 벨파스트 동부에서 1882년 창설된 이후, 리그 챔피언십 22회, 아이리시컵 20회, 아이리시리그컵 6회의 우승 기록이 있습니다. 이스트벨파스트맨(East Belfast Men)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영국 축구팀으로는 처음으로 1914년 유럽축구대항전인 비엔나컵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글렌토렌의 클럽배지에는 숫병아리가 새겨져 있어서 수탉과 암탉(Cock and Hens)이라는 애칭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오벌(Oval) 경기장은 전국에서 가장 크지만, 실제로 앉을 수 있는 좌석은 5,000 개 뿐입니다. 지난 시즌 글렌토렌은 아이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라이벌 린필드에 패해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따라서 올해 더비 데이에는 홈팀인 글렌토렌이 2년 전 홈경기 패배(1-4)를 설욕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양팀은 윈저파크에 운집한 글렌 팬 5,000 명을 포함하여 11,000 명의 관중 앞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1879년 북부 벨파스트에서 창설된 클리프톤빌(Cliftonville)은 북아일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 클럽입니다. 이 클럽은 1970년대 들어서야 프로로 전향했으나 레즈(Reds)로 불리는 이 팀은 1905-06 시즌 디스틸러리(Distillery)와의 공동 우승을 포함, 리그 챔피언십을 세 차례나 획득하고 아이리시컵에서 여덟 차례, 아이리시리그컵에서 한 차례 우승한 바 있습니다. 1890년부터 이 클럽이 경기를 해온 경기장은 5,000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솔리튜드(Solitude)라는 독특한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중세 기독교 기사를 기리는 이름을 가진 크루세이더즈(Crusaders)는 해취트맨(Hatchetmen, 도끼 사나이) 또는 크루즈(Crues)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 클럽이 결성된 것은 1898년이지만 1949년에 이르러서야 시니어리그에 합류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그 트로피를 네 차례 거머쥐었으며, 아이리시컵 두 차례, 아이리시리그컵에서 한 차례 우승을 거두었습니다. 이 클럽은 1921년 이후 홈구장인 5,000 명 규모의 시뷰(Seaview)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북부 벨파스트 근로자 계층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IPL에서 클리프톤빌은 3위, 크루세이더즈는 6위를 기록했습니다.
포츠(Ports)라고도 불리는 포터다운(Portadown)은 1924년에 결성되었고, 역대 전적은 리그 타이틀 네 번, 아이리시컵 우승 세 번, 아이리시리그컵 우승 한 번입니다. 홈구장은 알마 카운티(County Armagh) 내의 포터다운에 자리잡은 샴록파크(Shamrock Park)로, 2,700 석 규모에 15,000 명이 입장할 수 있습니다.
러건블루즈(Lurgan Blues)라는 별명을 가진 글레나본(Glenavon)은 1889년 창설되었고, 리그챔피언쉽 세 번, 아이리시컵 우승 다섯 번, 아이리시리그컵 우승 한 번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러건의 모뉴뷰 파크 (Mourneview Park) 에 있는 이들의 홈구장은 3,700 석 규모로 5천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글레나본은 모뉴뷰 에이시즈(Mourneview Aces)라고도 불립니다.
포터다운은 지난 시즌 IPL에서 4위를 기록했고, 글레나본은 15위로 리그 탈락을 가까스로 면했습니다. 올해 글레나본은 홈에서 경기를 갖게 되어 유리한 위치에 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2002년 0-5, 2003년 0-2로 패한데 이어 홈에서 벌어진 2005년과 2006년 복싱데이 더비에서도 각각 0-1, 1-2로 패배한 전적이 있으므로 올해 홈경기의 이점이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발리미나 유나이티드(Ballymena United)는 1928년 4월 7일 발리미나FC라는 이름으로 창설되었으나 1934년 현재의 이름을 채택했습니다. 스카이블루(Sky Blue) 또는 브레이드맨(Braidmen, 끈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이 팀은 리그 챔피언이 된 적은 없지만 두 차례에 걸쳐 준우승을 차지하고 아이리시컵에서 여섯 번 우승했습니다. 이 클럽의 경기장은 안트림 카운티 (County Antrim)의 발리미나에 있는 쇼그라운즈(Showgrounds)인데, 규모가 3,800 명에 불과합니다.
코레인(Coleraine)은 1927년 결성되었으며 밴사이더(Bannsider)라는 애칭을 갖고 있습니다. 아이리시리그에서는 1973-74년 시즌 단 한 차례 우승했지만, 아이리시컵은 다섯 번, 아이리시리그컵은 한 번 우승했습니다. 런던데리 카운티(County Londonderry)의 코레인에 자리잡은 이들의 홈구장의 이름도 쇼그라운즈로, 1,400 석 규모에 4,900 명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 IPL에서 코레인은 7위를 기록했고, 이들의 라이벌 발리미나 유나이티드는 9위로 뒤를 바짝 쫓은 채 마감을 했습니다. 코레인은 2005년 복싱데이 더비 홈경기에서 0-1 패배 후 2006년에 거둔 3-2 승리를 이번 복싱데이 더비에서도 재현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앤디 레이(Andy Wray), 주태국영국문화원 (British Council Thailand), 방콕 포스트(Bangkok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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